2024년 11월 22일

소주 한잔 할래? 라는 말

막걸리 한잔 할래?
정말로 막걸리가 먹고싶단 뜻이니,
막걸리 안 땡기면 거절해도 됩니다.

맥주 한잔 할래?
만나서 가볍게 웃고 떠들잔 얘기니,
그럴 기분 아니면 거절해도 됩니다.

하지만
소주 한잔 할래?
이 말은 좀 다릅니다.
진짜로 소주가 먹고 싶거나
가벼운 기분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힘들어서 일겁니다.
외로워시 일겁니다.
외로워서 힘들고
힘들어서 외로운게 사는일 아니겠습니까?

소주가 맛있어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저 알콜에 물 탄게 소주 아니겠습니까?
그걸 굳이 조그만 잔에 홀짝홀짝
따라먹는건 왜이겠습니까?

이 쓴 소주를 핑계삼아.
만나고 싶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같이 놀자고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어른들이라
그저 같이 소주한잔 하자는 말로 대신하는것
아니겠습니까?

숨바곡질이나 발야구를 할수있던 시절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젊음은 언제나 더 젊었던 날들에 바쳐지는
이름인 것도 같습티다.

너무 멀리 떠나온 우리는 이제 서로의
힘듦과 아픔을 온전히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할수 있는건,
소주한잔 함깨 마셔주는것 뿐입니다.

외로운 잔
홀로 비우게 하지 않는것 뿐입니다.
괜찮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다 이겨낼수 있다고…
취해서 큰 소리칠 수 있을 때까지 만이라도
함께 있어주는 것입니다.

비록 어두운 밤 어느 갈림길에선가
비틀비틀 헤어지겠지만,
아침이면 쓰린 속과 흐릿한 기억 뿐이겠지만,

그래도 춥고 서글픈 밤에
쓴 소주잔 함께 비워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당신 가슴 한켠에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소주 한잔 할래?” 라는 말을 해줄,
말을 건넬 친구나 벗이 있다는 건,
참….인생을 잘 사신겁니다.
그 친구 잃기전에 달려 가십시오.

  • 출처:해밀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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