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 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참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지.
개똥 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게 좆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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