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담담하게 받아들이라

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가까운 사람에게 치여 피로를 느낄 때
눈감고 한 번쯤 생각해보라

당신은 지금 어디 있는가
무심코 열어두던 가슴속의 셔터를
철커덕 소리 내어 닫아버리며
어디에 갇혀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는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두렵고 낯설어질 때
한 번쯤 눈 감고 생각해보라

누가 당신을 금 그어 놓았는가
가야 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
만나야 할 사람과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가리고 분별해 놓은 이 누구인가

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세상과 등 돌려 막막해질 때
쓸쓸히 앉아서 생각해보라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했는가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어느 날 당신의 존재가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초라해질 때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용서하라

용서가 가져다줄 마음의 평화를
아름답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라

–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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