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침대에서 자야만이 좋은 꿈꾸는 것도 아닙디다.
좋은 음식 먹고 산다고 행복해지는 것도 아닙디다.
사람 살아가는 것이 다 거기서 거깁디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들 갑디다.
내 인생인데 남 신경 쓰다 보니 내 인생이 없어집디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언가를 살 때
TV 광고를 그대로 믿고 살 때, 친구가 좋다고 해서 살 때,
그런갑다 하고 알고 살 때가 좋은 때였습디다.
그때가 언제인지 기억도 못하고 바삐 살아들 가고 있습디다.
언젠가부터 술이 오르면 사람이 싫어집디다.
술이 많이 올라야 내 진심이 찾아오고
왜 이따위로 사느냐고 나를 몹시 괴롭힙디다.
어떻게 살면 잘 사는 건지?
잘 살아가는 사람은 그걸 어디서 배웠는지 안 알려 줍디다.
남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 난다는 말,
그 말 정말입디다.
누군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어볼 때
난 정말 그날 아무 일도 없었는데 내 어깨가 굽어 있습디다.
죄도 없는 내 어깨가 내가 지은 죄 대신 받고 있습디다.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그렇게 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고
정말로 기쁘고 유쾌해서 웃어본 지가,
그런 때가 있기는 했는지 궁금해집디다.
알수록 복잡해지는 게 세상이었는데
자기 무덤 자기가 판다고
어련히 알아지는 세상 미리 알려고 고뇌하며 버둥거렸지 뭡니까.
내가 만든 세상에 내가 질려 버립디다.
알아야 할 건 왜 그리 끝이 없는지…
눈에 핏대 세우며 배우고 배워가도 왜 점점 모르겠는지.
남의 살 깎아 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내가 남보다 나은 줄만 알았는데…
돌아보니,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둘러보니 이제껏 내 살 내가 깎아 먹고 살아왔습디다.
그럽디다. 세상 사는 일 다 그렇고 그럽디다.
왜 그렇게 내시간이 없고,
태어나 살아가는 게 죄란 걸 뼈에 사무치게 알려 줍디다.
망태 할아버지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무서워하던 그 때가 차라리 행복했습디다.
엄마가 밥 먹고 ‘어여 가자’하면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물 마른밥 빨리 삼키던 그 때가 그리워집디다.
남들과 좀 틀리게 살아보자고 버둥거리다 보니
남들도 나와 같습디다.
모두가 남들 따라 버둥거리며 지 살 깎아 먹고 살고 있습디다.
그럽디다. 세상 사는 일 다 그렇고 그렇습디다.
– 관허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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