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 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끄떡 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알았었는데,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아니 어머니…
앞으로는 당신을 위해… 당신의 희생을 위해
살아가려 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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