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 여인

조금은 세월 속에서 잔주름도 흐르고
그리고 또 조금은 세월 속에서
흰머리도 살짝 보이는 여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던 젊은 날은
어디로 가고 가끔은 시장골목에서
콩나물 한 웅큼을 더 달라고 하는 여인.

잔잔한 실내악이 흐르던 레스토랑에서
브람스의 피아노 5중주를 좋아했던
그녀는 이제 현철을 좋아하는
조금은 나이든 여인.

그런 여인이 내 곁에 있습니다.
어느 날 바라보면
먹다 남은 다 식은 찬밥처럼
내가 왜 저 여인을 사랑했을까 하는
치매 걸린 노인처럼 혼자서
꾸시렁거려보지만 그래도
젊은 날에는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웠습니다.

세월은
무심하게 혼자서 흐른 것이
아니였음에도 나의 늙음은
보이지 않고 내 곁의 여인에서
세월의 흔적만 보이게 됨은
얼마나 커다란 착각일까요?

아름답습니다.
그 여인의 마디 굵은 손에서
청국장찌개가 끓여 나오고
그 여인의 젖가슴에서
내 아들이 자랐고
내 귀여운 딸이
세상을 보았습니다.

어느 날
그림전시회에서
한 친구가 하던 말이
불현 듯이 생각났습니다. ‘

내 여자가 제일 아름다운 거야…’
그림속의 요염한 여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 여인은
나에게 사랑을 속삭여주지 않습니다.

그 여인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나의 손을 잡아주지는 못합니다.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 여인에게
한 송이의 장미를
선물하는 날이었으면 합니다.

“당신은 여전히 아름다운 꽃이야…”

이 한 마디이면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로
세월의 흔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젊은 날 청년의 모습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내 곁에 있는 여인
그 여인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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