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지.
특별한 수식어도 아닌 이 한마디.
한 사흘만 뜸해도
궁금하고 서운한, 지극히 평범한
이 한마디
봄비에 샘물 붇듯, 精이 넘쳐나는
곁에 두고도 자꾸 보고픈 내 새끼들
이 세월토록 精 쌓은 내 좋은 사람들
그렇고 말고
우린 별일 없어야지, 참말로 별일 없이
살다가 수월하게 고이 가야지.
간단명료하고 진솔한 이 한마디
밥 안 먹고도 고봉밥 먹은 듯
세상 온통, 북소리 둥둥 신명나고
곧장 눈시울 뜨거워 사랑이 아파 오는
흔하고도 귀한
별일 없지.
– 김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