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또 기다리는 편지

지는 저녁 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 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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