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나는,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기다린다는 것,
그건 참으로 죽을 맛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해가 지고, 내 삶의 노을이 졌다.
그 하늘 위로 수많은 별들이
떠오를 것이고,
어쩌면 오늘 밤 길 잃은 별 하나가
우주 너머로 자취를 감출지도 모를 일이다.

오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

그것이 무언지 묻지 마라.
때로 말도 되지 않는 것이
어떤 사람에겐 목숨보다 더
절실한 것이 될 때도 있으니,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
그것이 내 살아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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