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리를 알고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우렁이는 바닥이
나비는 꽃잎이 자리입니다.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그런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봄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꽃잎을 떨어뜨린
꽃자리 같이
내가 거기 있기 때문에
보탬이 되는 그런
사람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늘을 주고
비를 내리는 구름처럼
새들이 앉아 지저귀는
나뭇가지처럼
떠난 자리를 깨끗이 하여
아름다운 자리를 남기는 사람.
차가운 이성을 지니면서도
따뜻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움으로 남깁니다.
별들이 제자리에
은빛 영혼을 불태우고
구석진 곳에서 긴 의자가
쓸쓸히 누군가를 기다리며
땅속 뿌리가 몸이 얼어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키는
버려진 동멩이 일지라도
주춧돌이 되리라는
희망의 자리를 꿈꾸는
그런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 ‘좋은글 모듬 160가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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