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살다 보면 이런 날이 있지 않은가

그대여, 살다 보면
‘나는 누구인가’ 라는
가장 원초적인 질문을 하게 되는
이런 날이 있지 않은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그러나
그 누구도,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는
‘나’ 라는 존재의 본질을 찾고 싶은
이런 날이 있지 않은가.

누구를 지배할 이유도
누구에게 지배받을 이유도 없는
다만 평범하게 살고 싶은
소박한 꿈마저도 바람 앞에 힘겨울 때

그대여, 살다 보면
‘삶이란 무엇인가’ 라는
가장 고독한 질문을 하게 되는
이런 날이 있지 않은가.

마음의 풍요보다 물질의 풍요가
행복의 조건이라는 가치관이
상식으로 여겨질 때

그대여, 살다 보면
‘돈이란 무엇인가’ 라는
가장 서글프고 쓸쓸한 질문을 하게 되는
이런 날이 있지 않은가.

창조의 신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었듯이 죽음도 주었지요.

언젠가는 죽는다는 두려운 사실
그래야만 한다는 숙명적인 사실

엄연한 이 사실에, 문득
욕망의 부질 없음을 깨닫게 되는
그대여,
살다 보면 이런 날이 있지 않은가.

– 詩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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