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여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인생에게 지지 않으려고
여태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감정 따윈 별로 중요치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마음 한구석이 서러워집니다.

세월을 먹을수록 강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나 봅니다.

스텐 심장인 줄 알았는데
유리 심장이었나 봅니다.

곁에 있어도 없는 것 같고
가득하면서도 빈 것 같고
편안하면서도 위태롭기 그지없습니다.

운다는 것,
그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자,
남사스러운 일로 치부했는데,
이제 그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마음이 약한 사람이 우는 게 아니라
울지 못하는 사람이 약한 것이다.’
이 말이 맞겠지요.
좀 울어도 되겠지요.
오늘까지만 울어도 되겠지요.
이제는 인생도, 사랑도, 그리고 꿈도
덜 그립고, 덜 아프고, 덜 흔들렸으면 좋겠습니다.

– 김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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