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모서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말하리라
네가 가진 모든 모서리를 만지고 싶다고
무릎이나 어깨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네가 싫어하는 취약한 날씨 같은 것
네가 고개 숙이고 걸었던 가장 느린 길과
쉽게 틀리는 기억 같은 것
가고 싶지 않았으나 끝까지 가보았던 곳,
사흘 밤을 자고 났더니 멀어졌던 것
말하고 싶지 않지만 말하고 싶은 것
그런 데를 만지고 싶다고
네가 가진 모서리의 냄새를 가지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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