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사랑은 하고 있는 순간에도
하지 않은 순간에도 언제나 눈물 겹다.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흐르는 시간 앞에 후회하지 않는 것.
험난한 일이 앞에 닥쳐도 두렵지 않은 것.
창피하지 않은 것.
몇 날 며칠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은 것.

막연히 기대하지 않는 것.
서로 간에 자존심의 빌딩을 쌓지 않는 것.
허물없이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것.
가랑비처럼 내 옷을 서서히 적시는 것.

온 세상을 아름답게 간직하게 해주는 것.
어두운 곳에서도 은은하게
밝은 빛을 내주는 것.
삶의 희망과 빛을 스며들게 하는 것.

그래서 밤하늘에 기대하지 않았던 별이
내 앞에 떨어지는 것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무심결에 오는 것.

  • 이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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