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어제 걷던 거리를
오늘 다시 걷더라도
어제 만난 사람을
오늘 다시 만나더라도
어제 겪은 슬픔이
오늘 다시 찾아오더라도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식은 커피를 마시거나
딱딱하게 굳은 찬밥을 먹을 때
살아온 일이 초라하거나
살아갈 일이 쓸쓸하게 느껴질 때
진부한 사랑에 빠지거나
그보다 더 진부한 이별이 찾아왔을 때
가슴 더욱 뭉클하게 살아야한다.

아침에 눈떠
밤에 눈 감을 때까지
바람에 꽃이 피어
바람에 낙엽질 때까지
마지막 눈발 흩날릴 때까지
마지막 숨결 멈출 때까지
살아있어 살아 있을 때까지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

살아 있다면
가슴 뭉클하게
살아있다면
가슴 터지게 살아야 한다.

– 양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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