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삶, 그랬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준 적 한번 없고
내가 가고픈 길로 가고 싶다 이야기할 때도
가만히 있어 준 적 한번 없었습니다.

오히려 늘 허한 가슴으로 알 수 없는
목마름에 여기저기를 헤매게만 했지요.

삶, 그랬습니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내가 준 사랑만큼
삶이 내게 무엇을 주지 않아
적잖이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 그런 사람이
나뿐이겠냐 하는 생각에 그래도…
하며 늘 다시 한번 고쳐 살곤 했지요.

삶은 늘 그렇게
내 짝사랑의 대상이었습니다.

오늘도 나는 실망만 하고 말지라도
이미 나의 습관이 되어버린 그 일을
그만둘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조금은 외롭고, 조금은 슬프고,
조금은 아플지라도 그 삶과의 길고 긴
로맨스를 다시 시작해야겠지요.

– 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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